<신년운세 : 인연의 한 해가 되리니 배필을 만나지 않으면 평생을 좋은 동반자로 보낼 인연을 만날 수 있음이라>
인연이라 믿었던 사람들과의 만남은 대개 뽑기처럼 다가오는 법이다. 아아, 고작 뽑기라니, 하고 실망하는 당신. 연말, 더구나 눈 내리는 밤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낭만적인 표현이 아니라서 미안하다. 하지만 더욱 낭만적이지 않은 사실이 아직 남았다 - 난 뽑기운이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라는 거다. 세상엔 참 그럴듯한 사람들이 많다(물론, 그 중엔 나도 들어간다는 걸 스스로 부인할만큼 뻔뻔한 사람은 아니니 걱정은 붙들어 매시라) 어쩌면 그럴듯한 사람은 또한 그럴듯한 사람과 필연적으로 만나도록, 태초부터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져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어떤 식으로든 참 낭만적이지 못한 인생이다. 이봐 거기, 그렇다고 너무 눈에 띄게 실망하진 말아. 가장 낭만에 굶주려 있는건 다름아닌 나라구.
뭐 이쯤되면 고백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쉽사리 짐작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내 몫의 뽑기는 뚜껑을 열어보면 언제나 꽝, 이었다. 그럴'듯해' 보인다는 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이럴 때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지금 손에 있는 것을 될수 있는 한 빨리, 그리고 '쿨하게' 버려버리고 다음에 올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늘 그렇듯이 언제나 그렇게 쿨해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가끔은 결과를 확인하고도 미련이 남아 차마 놓질 못하고 있다가 크게 데이기도 한다. 물론 상처받고 나서도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단지 종이에 손을 베거나 책상 모서리에 무릎을 부딪힌 정도의 것일 뿐이라고 툭툭 털고 일어날 수만 있다면 정말로 그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에 데인 상처는 오래 간다. 상대가 아무리 그럴'듯한' 사람이었다 해도 말이지.
그래. 찌질하다고 비웃어도 좋아. 찌질이란 이름을 뒤집어 쓸 각오를 하고 더욱 솔직히 말하면 난 두어 시간 전 부터 지금까지, 그 데인 상처를 미처 어찌하지 못한 채로 예전에 만났던 - 그럴'듯했던' - 사람 중 한명의 소식을 접하기 위해 인터넷을 수시로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터였다. 미련이 남아서는 아니었다. 앉아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어쩌다 그냥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난 것 뿐. 그래도, 그것 만으로도 이 행동에 착수할 충분한 근거는 되었다. 아무튼 몇 번의 집요한 접속과 치밀한 공작 끝에 나는 그 사람이 특정 인물과 아주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정황근거를 포착하고야 말았다. 부아가 치밀었다. 뭐야, 나는 이렇게 찌질하게 살고 있는데, 넌 여전히 그럴'듯하게' 살고 있단 말이지. 제법인걸, 그 점은 칭찬해주지. 하지만 지금 만나는 사람은 아직 자기 몫의 뚜껑을 열어보진 않은 게로구나. 에그- 넌 그 사람이 불쌍하지도 않니.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생각보다 사람에 데인 상처는 오래 간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화를 내는 건 미련이 남아서는 아니다. 다만 아직 자기 몫을 채 확인하지도 못한 그 사람이 약간 불쌍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래서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최소한, 평소에도 '그럴 듯 하지 않다'는 낌새를 팍팍 풍기고 다녀주면 좋을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그럴'듯한 척'을 멈출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좀 더 과장되고 거창하게 말하자면, 모든 것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하고 긍휼히 여기는 거룩한 인류애를 지금 나는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가장 가까운 공중전화로 향할 참이다. 아무래도 이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 같다. 몇분 후, 눈 내리는 이 서울 하늘 아래 있는 어떤 사람은 익명의 전화를 한 통 받게 될 것이다. 부디 그 한통의 전화가 한 사람의 앞길을 구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아, 거기, 그렇게 노골적인 눈은 하지 말라니까. 나라고 이런 역할이 달가운 건 아니라구. 가장 낭만에 굶주려 있는건 다름아닌 나니까.
인연이라 믿었던 사람들과의 만남은 대개 뽑기처럼 다가오는 법이다. 아아, 고작 뽑기라니, 하고 실망하는 당신. 연말, 더구나 눈 내리는 밤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낭만적인 표현이 아니라서 미안하다. 하지만 더욱 낭만적이지 않은 사실이 아직 남았다 - 난 뽑기운이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라는 거다. 세상엔 참 그럴듯한 사람들이 많다(물론, 그 중엔 나도 들어간다는 걸 스스로 부인할만큼 뻔뻔한 사람은 아니니 걱정은 붙들어 매시라) 어쩌면 그럴듯한 사람은 또한 그럴듯한 사람과 필연적으로 만나도록, 태초부터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져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어떤 식으로든 참 낭만적이지 못한 인생이다. 이봐 거기, 그렇다고 너무 눈에 띄게 실망하진 말아. 가장 낭만에 굶주려 있는건 다름아닌 나라구.
뭐 이쯤되면 고백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쉽사리 짐작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내 몫의 뽑기는 뚜껑을 열어보면 언제나 꽝, 이었다. 그럴'듯해' 보인다는 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이럴 때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지금 손에 있는 것을 될수 있는 한 빨리, 그리고 '쿨하게' 버려버리고 다음에 올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늘 그렇듯이 언제나 그렇게 쿨해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가끔은 결과를 확인하고도 미련이 남아 차마 놓질 못하고 있다가 크게 데이기도 한다. 물론 상처받고 나서도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단지 종이에 손을 베거나 책상 모서리에 무릎을 부딪힌 정도의 것일 뿐이라고 툭툭 털고 일어날 수만 있다면 정말로 그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에 데인 상처는 오래 간다. 상대가 아무리 그럴'듯한' 사람이었다 해도 말이지.
그래. 찌질하다고 비웃어도 좋아. 찌질이란 이름을 뒤집어 쓸 각오를 하고 더욱 솔직히 말하면 난 두어 시간 전 부터 지금까지, 그 데인 상처를 미처 어찌하지 못한 채로 예전에 만났던 - 그럴'듯했던' - 사람 중 한명의 소식을 접하기 위해 인터넷을 수시로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터였다. 미련이 남아서는 아니었다. 앉아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어쩌다 그냥 문득 그 사람이 생각난 것 뿐. 그래도, 그것 만으로도 이 행동에 착수할 충분한 근거는 되었다. 아무튼 몇 번의 집요한 접속과 치밀한 공작 끝에 나는 그 사람이 특정 인물과 아주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정황근거를 포착하고야 말았다. 부아가 치밀었다. 뭐야, 나는 이렇게 찌질하게 살고 있는데, 넌 여전히 그럴'듯하게' 살고 있단 말이지. 제법인걸, 그 점은 칭찬해주지. 하지만 지금 만나는 사람은 아직 자기 몫의 뚜껑을 열어보진 않은 게로구나. 에그- 넌 그 사람이 불쌍하지도 않니.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생각보다 사람에 데인 상처는 오래 간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화를 내는 건 미련이 남아서는 아니다. 다만 아직 자기 몫을 채 확인하지도 못한 그 사람이 약간 불쌍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래서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최소한, 평소에도 '그럴 듯 하지 않다'는 낌새를 팍팍 풍기고 다녀주면 좋을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그럴'듯한 척'을 멈출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좀 더 과장되고 거창하게 말하자면, 모든 것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하고 긍휼히 여기는 거룩한 인류애를 지금 나는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가장 가까운 공중전화로 향할 참이다. 아무래도 이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 같다. 몇분 후, 눈 내리는 이 서울 하늘 아래 있는 어떤 사람은 익명의 전화를 한 통 받게 될 것이다. 부디 그 한통의 전화가 한 사람의 앞길을 구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아, 거기, 그렇게 노골적인 눈은 하지 말라니까. 나라고 이런 역할이 달가운 건 아니라구. 가장 낭만에 굶주려 있는건 다름아닌 나니까.
델리스파이스 - 인연
널 다시 만났었던 그때 네 곁엔 다른 사람이
난 얼굴을 붉힐 수 밖에 가벼운 악수도 없이
넌 지금 어디에 세월의 흔적에
묻혀버린거야 나만의 상상은 깨져버린거야
십년이 지나고 그 후로도 삼년이 또 지난후에
널 다시 만났었던 겨울 작고 어린 스위트피 같은
널 다시 만났었던 그때 네 곁엔 다른 사람이
난 얼굴을 붉힐 수 밖에 가벼운 악수도 없이
넌 지금 어디에 세월의 흔적에
묻혀버린거야 나만의 상상은 깨져버린거야
십년이 지나고 그 후로도 삼년이 또 지난후에
널 다시 만났었던 겨울 작고 어린 스위트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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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정말 생각보다 오래 가죠. ;;
2006/12/17 02:04아이쿠, 정말 빨리 댓글 달아주셨네요. 저도 상처는 참 오래간다는 것에 백분 동의합니다. 게다가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뒷통수를 치기도 하죠. 뭐, 어디까지나 위의 이야기는 픽션이므로 다 맞다고 장담은 못합니다.
그나저나, 거기는 눈이 오나요 :)
눈 많이 왔어요.
2006/12/17 10:37친구 중에 오늘인가 내일 부대 복귀하는 녀석이 있는데 갑자기 불쌍한 생각이 마구 드네요. 소근씨는 무사평안하신지요.
여자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왔어요.
몇번 친구들에게 죽을 고비가 있었지만 무사히 넘기고 왔답니다. 저는 왠만해선 죽지 않는 전갈자리거든요.
결혼식날 눈이 오면 잘 산다는데 그 친구분도 앞으로 행복하셨음 좋겠네요 ^^ 전 얌전하고 가정적인-_- 처녀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