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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10 귤의 계절 (6)


이른 봄의 꽃샘추위 같은 겨울 낮,
봄비같은 겨울 비
아,
시나브로
귤의 계절이 가고
나는 스물 셋이 되었다.

요즘이야 계절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사시사철 어디서나 과일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지금도 나는 제철이 아닌 과일을 사먹는 행위는 크나큰 사치라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겨울의 포도, 딸기나 한여름의 귤, 수박 같은 것 말이다. 오늘 저녁, 오랜만에 후식으로 과일을 좀 먹어 볼 요량으로 - 그리고 이것은 기숙사생에겐 큰 호사다 - 귤을 사러 갔더니, 떡하니 옆 진열대에 딸기가 몇 팩 놓여 있었다. 물론 그 딸기가 제철과일일리는 만무하지만, 그러고보니 2월도 벌써 중순에 접어들고 있구나 싶어 괜히 새삼스러워지는 자신을 숨길 수 없었다. 아, 시나브로 귤의 계절이 가고 봄은 오고, 나는 이제 스물 셋이 되었구나, 하는.


재주소년 - 귤

오랜만에 학교에서 후식으로 나온 귤
아니 벌써 귤이 나오다니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좀 차졌다
생각은 했지만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났을 줄이야
지난겨울 코트주머니에 넣어두고
먹다가 손에 냄새배긴 귤
그 귤향기를 오랜만에 다시 맡았더니
작년 이맘때 생각이 나네

찬 바람에 실려 떠나갔던 내 기억
일년이지나 이제야 생각나네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로
나는 얼마나 고민 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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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0 19:56 2007/02/10 19:56
daily life l 2007/02/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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