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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2/05 사실 나는 (16)
사실 나는 좀 소심한 사람이다. 그러한 성격 탓에 남 앞에서 한 번도, 정말로 싫은 것을 싫다고 똑 부러지게 말해보지 못했다. 내가 정말로 싫어하는 것들은 사실 내가 싫어하면 안 되는 것들이었거든. 그래서 나는 중간 정도로 싫어하는 것들만 싫어한다고 똑 부러지게 말한다. 다시 말하면 좀 만만한 것들, 내가 싫어해도 괜찮은 것들만 골라서 싫어한다는 거다. 그래, 내가 좀 쫌스럽고 치사해서 원래 강자엔 약하고 약자엔 강하다.

게다가 사실 나는, 남들이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눈치 빠르고 영악한 사람이다. 그런 탓에, 거짓말도 그럭저럭 잘 하는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하지만 대개의 사람들 앞에서 나는 눈치가 좀 없는 척, 덜 영악하고 가끔은 엉뚱한 척, 그리고 솔직한 척 하기를 좋아한다. 그 편이 훨씬 더 남에겐 괜찮게 보이고 나에겐 남는 게 많다는 것을, 눈치 빠르고 영악하며 거짓말 잘 하는 내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대들은 이런 나에게 속지 마시라 - 나는 아마 그대 앞에서 근사하고 그럴듯한 거짓말을 주워섬기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내 앞에서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님을 항상 명심하고 또 명심하며 또한 경계하라.

하지만 정말로 어쩔 수 없는 것 한 가지는 - 사실 내가 미련하고 멍청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빈틈없어 보이는 논리에 허를 찔리는 경우도 부지기수, 완벽하게 감추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간파당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부지기수다. 그러고보니 불현듯, 내가 대단한 비밀인양 이야기한 위의 것들을 그대들이 이미 알고 있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내 생각을 덮쳐온다.

덧> 미련하고 멍청한 덕분에 며칠째 입 안에 생긴 염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조그만한 생채기에 불과했던 것이, 이제는 새끼손톱 반만큼 자라 내 식생활과 언어생활을 위협하고 있다(이럴 때 마다 엄마는 일부러 매운 걸 많이 먹어야 빨리 낫는다고 강조하곤 했다 - 그래서 나는 입 안에 염증이 생길 때 마다 가오리찜을 생각한다) 옛날같으면 금방 나아버렸을 상처도 요즘엔 쉽게 헐어버리는 데, 시험 끝나고 건강관리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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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5 02:30 2006/12/05 02:30
daily life l 2006/12/0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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