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나름 고민이 많다는 친구에게, 새벽 세 시에, 맨 정신으로라면, 벌건 대낮이라면 죽어도 못 보낼 장문의 문자를 보냈더랬다.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너는 참 좋은 사람이고 늘 멋진 사람이다, 라고. 자꾸 고민하게 된다면 차라리 끝까지 고민해 봐, 라고. 나는 고민의 힘을 믿으니까, 하나의 고민이 지나가고 나면 그 고민의 끝이 어떠한 결론으로 가게 될 지라도 분명히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라고. 나는 고민하는 너의 모습이 싫지 않고, 오히려 고민하는 모습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니까, 니가 어떠한 결론에 다다르게 되든지 간에 나는 너를 응원할거야, 우리의 삶은 언제나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까, 라고.
그런데 실은, 이 친구에게 해 준 말 모두 지금 당장 내가 듣고 싶은 말이었다 - 그 친구한테는 이런 문자를 보내는 게 몹시 부끄러워 어쩌면 옆집 벽이 뚫릴 정도로 자다가 하이킥을 해 댈지도 모르니 읽는 즉시 삭제 해 버리거나 어딘가 깊숙한 곳에 파묻어버리라고 이야기했지만 - 그렇기 때문에 뻔뻔함을 무릅쓰고 이렇게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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