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한꺼번에 몰려온 정신적 스트레스만큼이나 2007년의 첫 소화불량은 끔찍하다. 배가 아픈것도 아니고 아래로든 위로든 뭔가를 쏟아내고 싶은 것도 아닌데 - 혹시 식사중에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무척이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군요... 하지만 실상이 그러하니 어찌합니까? - 속은 메슥거리고 기분이 무척 나쁘다. 평소 소화불량일 때는 까스활명수나 소화제 같은 의약품 따위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손을 따곤 했는데, 오늘 아침엔 피도 안 나왔다. 말 그대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오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젠장맞을.
그리하여, 이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오는 사람은 무척이나 괴롭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는 길에, 사람들은 지하철 안에서 왜 그리도 많이 뭔가를 먹는지 잘 모르겠다. 특히나 가장 참기 힘든건 김밥의 참기름 냄새였다. 하마터면 공공장소에서 흉한 꼴을 보일 뻔 했다(아, 정말이지 다들, 공공장소에서 에티켓 좀 지켜주시라, 제발) 덕분에 두레문예관까지 오는 길 내내 얼굴을 오만상 찌푸리고 있었다. 가끔은 창에 비치는 내 얼굴에 흠칫 놀라 짐짓 밝은 표정을 짓는 체 해 보기도 했지만 내 자신이 그리 인격자가 아닌 탓에, 일신의 사소한 괴로움 앞에서는 정신수양이니 성인군자니 감사하는 마음이니 하는 것들을 지켜내기란 참으로 힘든 법이다.
지금까지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컴플렉스를 꼽으라면 이제는 잘 감춰지지도 않는 통통한 아랫배와 허벅지도 아니요 남들보다 배는 각진 얼굴도 아니요 아홉살 어린 남동생에까지 추월당해버린 작은 키도 아니요, 그것은 단 하나 성격이 참으로 모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릴 때 부터 부모님한테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받은 사항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도 성인군자니 인격도야니 하는 말들을 실제로는 행하지도 않으면서 잘도 주워섬기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오는 사람이 되고 보니 이것도 참 괴로운 노릇이다. 그래서 이 소화불량이 나으면 좀 더 자기수양에 힘써볼까 한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오는 사람도 소화불량 정도는 걸리는 모양이고 그건 참 끔찍한 일이니까.
덧> 맙소사, 소화불량에다 몸살까지 겹치기 시작했다.
daily life l 2007/03/11 09:58
그리하여, 이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오는 사람은 무척이나 괴롭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는 길에, 사람들은 지하철 안에서 왜 그리도 많이 뭔가를 먹는지 잘 모르겠다. 특히나 가장 참기 힘든건 김밥의 참기름 냄새였다. 하마터면 공공장소에서 흉한 꼴을 보일 뻔 했다(아, 정말이지 다들, 공공장소에서 에티켓 좀 지켜주시라, 제발) 덕분에 두레문예관까지 오는 길 내내 얼굴을 오만상 찌푸리고 있었다. 가끔은 창에 비치는 내 얼굴에 흠칫 놀라 짐짓 밝은 표정을 짓는 체 해 보기도 했지만 내 자신이 그리 인격자가 아닌 탓에, 일신의 사소한 괴로움 앞에서는 정신수양이니 성인군자니 감사하는 마음이니 하는 것들을 지켜내기란 참으로 힘든 법이다.
지금까지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컴플렉스를 꼽으라면 이제는 잘 감춰지지도 않는 통통한 아랫배와 허벅지도 아니요 남들보다 배는 각진 얼굴도 아니요 아홉살 어린 남동생에까지 추월당해버린 작은 키도 아니요, 그것은 단 하나 성격이 참으로 모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릴 때 부터 부모님한테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받은 사항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도 성인군자니 인격도야니 하는 말들을 실제로는 행하지도 않으면서 잘도 주워섬기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오는 사람이 되고 보니 이것도 참 괴로운 노릇이다. 그래서 이 소화불량이 나으면 좀 더 자기수양에 힘써볼까 한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오는 사람도 소화불량 정도는 걸리는 모양이고 그건 참 끔찍한 일이니까.
덧> 맙소사, 소화불량에다 몸살까지 겹치기 시작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상한 데에 같다 붙이신다...
2007/03/11 13:45이상하다고 말씀하시다니.. 소근씨 미워요.
저도 이제 안티 생긴거에요?
제 블로그에도 썼지만 제 이상형은 건강한 사람입니다.
건강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요즘은 입맛이 통 없어서 밥도 제대로 안 챙겨먹어요. 입맛 돌아오게 하는 법좀 가르쳐주세요.
쏙새나 달래같은 봄나물은 어때요? 봄나물이 아니더라도 조금 쓰거나 시큼한 녀석들이 입맛 돋우는데는 좋잖아요.
평소에 나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요리할 줄도 잘 모르는데, 이번에 한 번 배워봐야겠어요. 아무튼 조언 고맙습니다.
꾸욱 세게 찌르셔야지
2007/03/11 14:14꾸욱 세게 찔렀는데도 피가 안 나왔어요... 그래서 여전히 속이 좀 더부룩합니다.
덧>엠티사진 잘 봤어요~
이런이런.. 몸 조심 하라 했거늘..
2007/03/11 18:17얼른 나으렴..
응, 얼른 나아서 건강해진 모습 찍어 올려야지! 고마워~
나만 그런게 아니였나 . . .
2007/03/11 20:51에그, 너도 많이 아팠나보네. 집 떠나서 사는 사람들은 아플때가 제일 서러우니까 언제나 건강 조심해야지.
지하철의 김밥이라는 말에 약 일 년전 지하철에서 김밥을 마구 먹던 나를 떠올린 날 용서하게;; 몸 얼른 낫길 바라고! 피는 나오지 않고 몸 안에서 돌고 있는 것이 좋은 게 아니겠나요 :-)
2007/03/12 09:45앞으론 참기름 듬뿍 발린 김밥은 좀 자제해 주시게나;;;; 암튼 피를 좀 빼고 나면 속이 시원해질 것 같은데 요즘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어쩌나;
굴보쌈의 효능은 여기까지였던 것인가 orz
2007/03/13 20:29어째 네 스케쥴이 좀 무리다 싶더라. 몸 챙겨가면서 해- 굴보쌈이 생각나거든 언제든 연락하구, ㅋㅋ
굴보쌈이 아닌 보신음식의 새 장을 연다거나 정통 보신음식에 도전한다거나 하는 건 어때? 요즘 입맛이 통 없어서 며칠째 밥을 제대로 안 먹고 다닌다네. 입맛을 돌아오게 만드는 음식 뭐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