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거창한 목표 중 하나는 약속시간(혹은 출근시간, 수업시간)에 늦지 않기. 물론 열이면 열 다 잘 지키는 건 아니지만 최근에는 아침 아홉시 출근시간도 꼬박꼬박 잘 지키고 있고 가끔 있는 약속엔 다른 사람들 보다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 일도 있는 걸 보니 그래도 나름 성실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자평 중이다. 또 하나의 목표는 범사에 감사하기. 가끔씩 불쑥 치밀어 오르는 짜증이나 배알이 꼴리는 듯한 심정을 완전히 억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자기 전에 꼬박꼬박 오늘 하루 고마웠던 일들에 대해 반추하는 습관을 조금씩 들이고 있으니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아마 언젠가는 성인군자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허나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나머지 목표들은 오늘 할 일은 오늘 안에 하기와 뒷담화 줄이기 - 그 중에서도 전자의 경우 아마 다음주나 다다음주, 그것이 아니라면 다음달 쯤이 되면 갑자기 철이 확 들어 오늘 할 일은 오늘 안에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조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뒷담화, 이것에 대해 어찌 정의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이것이 정말이지 한번에 떼어버리기 힘든, 참으로 매혹적인 습관이 아니던가, 하는 것이다. 입으로 짓는 업이 얼마나 심각한지 신실한 불자이신 부모님으로부터 귀가 닳도록 들었건만, 과연 뒷담화 없는 인생이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밀스런 의문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백만년 만에 노상해후한 고등학교 동기동창들과 몇 년간 쌓아두었던 뒷담화거리들을 단 몇시간 만에 소진시켜버리고 나서는 이것 참 정말이지, 뒷담화의 매력에 새삼 아니 반할 수 없음이로다. 물론, 뒷담화의 매력에 다시 한 번 빠지고 나서도 여전히 성인군자 되기에 매진할 것이고 약속시간도 꼬박꼬박 지킬 것이며 아마 언젠가는 오늘 할 일을 오늘 안에 할 수 있게 되겠지만, 아무튼 뒷담화에 있어서만큼은 올해 초 목표치를 조금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얼핏 든다. 일년에 서너번만 뒷담화 하기, 라든가 한달에 한 번,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인물들과만 뒷담화 하기, 라거나.(내 생각엔 후자 쪽이 조금 더 건전한 것 같긴 하다).
하여간 이 많은 오욕번뇌와 줄창 지어대는 수많은 업으로 여전히 해탈하지 못한 이 가엾은 중생에 나무아미타불.
daily life l 2007/02/07 13:05
하여간 이 많은 오욕번뇌와 줄창 지어대는 수많은 업으로 여전히 해탈하지 못한 이 가엾은 중생에 나무아미타불.
TAG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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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예전에 뒷담화에 상당히 시달린적이 있어서
2007/02/07 16:12그 후로는 스스로가 뒷담화를 멀리하게 되더군요.
(아, 물론 한번 시달려보시라는 이야긴 절대 아닙니다.)
입으로 짓는 업.
절 상당히 움찔하게 만드는군요.
저도 더욱 더 입조심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
전 편하게 뒷담화 할 수 있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좀 더 자주 만나며 가끔씩 정기적으로 뒷담화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중 '함께 흉보기'의 효과가 생각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거든요, 허허. 그렇다고 뭐 인신공격이라거나 화를 자초할 정도의 뒷담화는 아니고, 뭐 그냥 이건 마음에 안들어, 저건 저렇게 하면 좋을텐데, 그건 정말 싫어, 정도의 것이랄까요. 하지만 아무튼 언제나 말은 조심해야 하는 거겠죠. 올해는 좀 더 신중한 사람이 되고 싶은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뒷담화.. 좋은 뒷담화는 좋은데..^^;;
2007/02/08 08:50그러니 이 글은 뒷담화 예찬론 정도로 해 두지요 ^^
아-
2007/03/13 16:31이 글 재밌다 ㅋ
또 이런데다 답글을 달아두었구나~ 전혀 모르고 있었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