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가 나는 러닝타임이 한 시간을 넘어가는 영상물에 별로 익숙하지 못하다(대신 드라마를 몇시간씩 연달아보는 것은 또 잘한다). 태어나서 작년까지 본 영화의 수를 아무리 열심히 꼽아보아도 스무개가 채 될까. 그런데 휴학을 하고 할일없는 백수신세가 되니 행동반경만 좁아져 무척이나 심심해졌고, 덕분에 올해는 영화를 참 많이 보고 열심히 봤다. 영화관람 횟수가 갑자기 많아진 것은 심심하면 연락해서 영화보러 가자고 조를만한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진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혼자서 영화를 보는 것에 익숙해 졌기 때문이다 - 원래가 나는 밥은 혼자 먹어도 영화는 절대로 혼자 못보던 사람이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최근에 보았으나 따로 포스팅하지 않은 영화들을 간단히 기록해두기로 하자(요즘 이런 식의 기록에 꽤나 재미를 붙였다)
1. 러브&트러블(Love and Other Disasters, 2006)
영화를 고르는 데도 운이 나쁘면 트러블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것은 결국 일종의 '재앙'으로 치닫게 된다. '러브 & 트러블'은 그 '일종의 재앙'인 셈이다. 상영스케줄이 맞지 않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대신해, 당시 의기소침해져있는 나와 친구 H양의 원기를 스스로 북돋우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자 했던 영화는 '과연 이런걸 보기 위해 비싼 돈과 시간을 지불했어야 했나'라는 지독한 허탈함에 우리를 빠트렸다. 앞으로는 절대로 검증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는 보지 않으리라.
2. 오션스 13(Ocean's Thirteen, 2007)
일년여만에 귀국한 친구 K양, 한창 하던 과외를 그만두고 방황하던 친구 J군과 함께 본 영화. 기존의 시리즈물을 보지 않은데다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큰 기대도 없었고, 따라서 큰 실망도 큰 기쁨도 없었다. 그래도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며 눈물 찍어내는 조지 클루니, 동료들에게 인정받고싶어 안달이 난 풋사과 맷 데이먼, 딱히 꼬집어 낼 특징은 없지만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훈훈해지는 브래드피트를 볼 수 있으니 킬링타임용으로는 무난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3. 웃음의 대천사(笑う大天使, 2006)
평범한 집안 출신의 여학생이 알고보니 명문세도가의 핏줄이어서 갑작스레 집과 학교와 친구들을 비롯한 모든 환경이 천지가 개벽하듯 변하고, 그 변화 속에서 잠시 어려움도 겪지만 결국엔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식의 스토리는 일본 순정만화의 단골 소재다(한국판 '출생의 비밀'은 일본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어둡고 질척질척하다). '웃음의 대천사' 역시 흔한 설정으로 시작하긴 하는데, 가면 갈수록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들의 연기와 컴퓨터 그래픽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난장판이 된다. 차라리 뻔하디 뻔한 순정만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갔으면 중간이나 가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혹자는 이 영화를 '주성치표 B급 영화'와 비교하며 나름 평가하고 있다만 나는 '보고 있으면 머리가 멍해진다'는 이유로 이 영화를 '크로마티 고교'와 비교한 사람의 센스를 더욱 높이 평가하고 싶다.
4. 인 더 풀(イン ザ プ-ル, 2005)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시효경찰' 시리즈를 연출한 미키 사토시의 작품(허나 시간순으로 나열하면 '거북이-'와 '인 더 풀'이 먼저고 '시효경찰'이 나중이다). 두 시간이 채 안되는, 요즘 영화 치고는 그다지 길지 않은 러닝타임동안 이 영화는 스트레스, 강박 등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간에 인간이라면 반드시 겪고야 말 딜레마 - 하고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 사이의 괴리 - 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오다기리 죠의 하반신 누드 연기가 자못 충격적이다. '시효경찰' 시리즈를 본 사람이라면 곳곳에 등장하는 낯익은 인물들이 무척이나 반가울 듯 하다.
liking/movies l 2007/07/13 00:26
1. 러브&트러블(Love and Other Disasters, 2006)
영화를 고르는 데도 운이 나쁘면 트러블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것은 결국 일종의 '재앙'으로 치닫게 된다. '러브 & 트러블'은 그 '일종의 재앙'인 셈이다. 상영스케줄이 맞지 않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대신해, 당시 의기소침해져있는 나와 친구 H양의 원기를 스스로 북돋우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보고자 했던 영화는 '과연 이런걸 보기 위해 비싼 돈과 시간을 지불했어야 했나'라는 지독한 허탈함에 우리를 빠트렸다. 앞으로는 절대로 검증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는 보지 않으리라.
2. 오션스 13(Ocean's Thirteen, 2007)
일년여만에 귀국한 친구 K양, 한창 하던 과외를 그만두고 방황하던 친구 J군과 함께 본 영화. 기존의 시리즈물을 보지 않은데다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큰 기대도 없었고, 따라서 큰 실망도 큰 기쁨도 없었다. 그래도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보며 눈물 찍어내는 조지 클루니, 동료들에게 인정받고싶어 안달이 난 풋사과 맷 데이먼, 딱히 꼬집어 낼 특징은 없지만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훈훈해지는 브래드피트를 볼 수 있으니 킬링타임용으로는 무난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3. 웃음의 대천사(笑う大天使, 2006)
평범한 집안 출신의 여학생이 알고보니 명문세도가의 핏줄이어서 갑작스레 집과 학교와 친구들을 비롯한 모든 환경이 천지가 개벽하듯 변하고, 그 변화 속에서 잠시 어려움도 겪지만 결국엔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식의 스토리는 일본 순정만화의 단골 소재다(한국판 '출생의 비밀'은 일본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어둡고 질척질척하다). '웃음의 대천사' 역시 흔한 설정으로 시작하긴 하는데, 가면 갈수록 스토리 전개와 주인공들의 연기와 컴퓨터 그래픽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난장판이 된다. 차라리 뻔하디 뻔한 순정만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갔으면 중간이나 가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혹자는 이 영화를 '주성치표 B급 영화'와 비교하며 나름 평가하고 있다만 나는 '보고 있으면 머리가 멍해진다'는 이유로 이 영화를 '크로마티 고교'와 비교한 사람의 센스를 더욱 높이 평가하고 싶다.
4. 인 더 풀(イン ザ プ-ル, 2005)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시효경찰' 시리즈를 연출한 미키 사토시의 작품(허나 시간순으로 나열하면 '거북이-'와 '인 더 풀'이 먼저고 '시효경찰'이 나중이다). 두 시간이 채 안되는, 요즘 영화 치고는 그다지 길지 않은 러닝타임동안 이 영화는 스트레스, 강박 등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간에 인간이라면 반드시 겪고야 말 딜레마 - 하고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 사이의 괴리 - 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오다기리 죠의 하반신 누드 연기가 자못 충격적이다. '시효경찰' 시리즈를 본 사람이라면 곳곳에 등장하는 낯익은 인물들이 무척이나 반가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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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다기리죠 하반신 누드연기라는 말에 눈이 순간 빤짝! 했는데..-_- 가서봐야지....ㅋ.ㅋ
2007/07/25 23:43별 기대는 하고 가지 말고.. 중요부분은 다 가렸어 -ㅁ-;